사우스햄튼 여름 이적시장이 끝났다. 2022년 1월에 중국인 구단주 까오지셩이 구단을 스포츠 리퍼블릭에 매각하면서 이번 여름에 과연 구단주가 이적 자금을 투자해줄 것인지가 팬들의 최대 관심사였다. 시즌 중에 하센휘틀은 컨퍼런스를 통해서 여러 번 이적시장을 활발히 보내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새로운 센터백을 물색해줄 것을 요청했다. 구단의 내부 소식을 잘 아는 기자들은 구단주가 자금을 투자해줄 것이며 많으면 10명의 선수가 들어올 수 있을거라고 얘기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구단주가 제대로 된 투자를 해준 적이 없었기 때문에 팬들은 이 말을 믿지 않았다. 올해 5월에 한국팬들과 진행했었던 설문조사에서도 새 구단주와 함께 보내는 이적시장이 기대되나는 사람이 27명, 별로 기대되지 않는다는 사람이 16명이나 될 정도로 구단주의 투자를 의심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투자자인 드라간 솔락은 자금 70m 이상을 대주면서 사우스햄튼이 주전을 팔지 않고 스쿼드를 보강할 수 있게 해주었다. 만약, 이번 여름 이적시장까지도 중국인 구단주가 계속 있었다면 구단은 카일 워커 피터스와 제임스 워드 프라우스를 매각할 수밖에 없었을거다.
이번 여름 이적시장을 요약해보면 위의 표와 같다. 임대생을 포함해서 이번 여름에 총 10명의 이적생들이 영입되었다. 주전급 선수를 팔지 않고 70m이라는 돈을 쓴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센휘틀은 컨퍼런스를 통해서 이번에 주전을 지켜서 기쁘다고 말했으며, 새로운 선수 영입으로 스쿼드가 더 강화되었다고 구단주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이번 여름 이적시장 전에 팬들이 생각하는 보강 포지션은 무엇이었을까? 브로야 임대가 끝나고 셰인 롱이 자유계약으로 나가는게 거의 확정이 났기 때문에 팬들은 주전 스트라이커 영입을 원했다. 그리고 무수한 실점과 승점 드랍의 원인이 되었던 얀 베드나렉을 치워버릴 수 있는 오른쪽 센터백을 원했다. 사우스햄튼은 과연 팬들을 만족시키는 이적시장을 보냈을까?
글을 읽기에 앞서 이적시장 기조에 대해

사우스햄튼의 영입에 대해서 얘기하지 전에 이 얘기를 먼저 하는게 나을것 같다. 이번 시즌 사우스햄튼의 영입 기조는 지난 시즌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팀은 이번 이적시장을 통해서 확고하게 자신들이 유망주에게 1부리그 경험을 주는 도르트문트와 같은 클럽이 되고 싶어했다. 지난 시즌에 티노 리브라멘토와 아르만도 브로야를 통해서 이를 보여주었다. 아무리 그래도 어린 선수가 주전이 되어 팀을 이끌어 간다는게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이러한 이적 기조에는 당연히 불안감과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구단의 보드진들은 이런 이적기조를 자신들의 모토로 내세웠다. 결과적으로는 현재 영입한 20세의 가빈 바주누와 18세의 로메오 라비아, 20세의 아르멜 벨라-코찹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팬들이 할 말은 없어졌지만 하이 리스크가 있는 영입 기조인것은 확실하다.

이러한 이적 기조에 바탕이 되어야하는 것은 정말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부에서 주전으로 뛸만한 확고한 재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생각할 때, 구단은 자신들의 눈을 믿은것 같다. 우선, 구단의 풋볼 디렉터인 맷 크로커는 사우스햄튼의 아카데미 전성기를 이끌던 사람이었기 때문에 유망주 보는 눈이 있으며, 잉글랜드 축구협회에서 아카데미 일을 했기 때문에 어린 선수들과 광범위한 인맥이 있다. 그리고 이번에 구단을 인수한 스포츠 리퍼블릭의 CEO가 브렌트포드의 디렉터 라스무스 안케르센이 보드진으로 참여하여 이적시장을 이끌었다. 안케르센은 이미 브렌트포드에서 토마스 프랭크 감독과 여러 명의 덴마크 선수들, 왓킨스 등을 영입한 이력이 있다. 또한, 유망주들을 분석하는 회사를 스포츠 리퍼블릭이 인수하여 가지고 있다.
여기에 화룡점정을 더한 것은 맨시티 아카데미의 조 쉴즈다. 사우스햄튼의 스카우팅 디렉터 마틴 글로버가 여름 이적시장이 끝난 후 레스터로 이직을 하기 때문에 사우스햄튼은 새 디렉터를 구해야 했다. 사우스햄튼은 마틴 글로버가 이번 여름에 이적하지 못하도록 막았고 자신들은 조 쉴즈와 접촉하여 미리 데리고 왔다. 조 쉴즈가 맨시티 아카데미에 있었기 때문에 이번 여름 이적시장은 유달리 맨시티 선수들과 링크가 난게 많았다. 자신이 본게 맨시티 선수이니 당연한 것이긴 하지만... 이 3명의 조합으로 이번 이적시장이 주도되었다.
가빈 바주누 영입(20세, GK)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이번 여름의 최우선 목표는 "골키퍼 보강"이었다. 프레이저 포스터가 맥카시의 부상 이후 나와 제 폼을 보여주면서 강등을 막아주는 1등 공신 역할을 톡톡히 해주었지만 아쉽게도 구단은 재계약을 제의하지 않았다. 포스터와 함께한 세월이 오래되었기 때문에 특히 현지인들이 포스터가 팀을 떠난다는 것에 아쉬움을 많이 표했다. 나 또한 포스터가 나갔다는게 슬펐다. 하지만, 구단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포스터의 나이가 많기 때문에 구단은 젊은 골키퍼 영입이 필요했으며, 지난 시즌 포스터가 신들린 선방쇼를 많이 보여줬지만 이전에 폼 저하가 왔을 때 주급을 10만 가까이 받으면서 벤치 신세로 있었던 적이 있던지라 구단이 헤어짐을 선택한 것 같다.
골키퍼가 누가 올것인지에 대해서 팬들은 혹시 맥카시가 주전이 되고 젊은 키퍼가 와서 세컨이 되는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많이 나왔다. 번리가 이번에 강등되었기 때문에 닉 포프를 노리거나 아스날에서 주전에 밀린 레노를 사오거나 하는 등을 생각했지만 구단은 팬들의 마음을 배신했다. 이번 여름 구단의 이적정책이 확실하게 보이는 순간이었다. 3부 리그에 있는 포츠머스에서 한 시즌 임대 생활을 한 가빈 바주누를 구단은 선택했다. 팬들은 아무리 포츠머스에서 올해의 선수상을 탔다지만 프리미어리그는 프리미어리그이기 때문에 이번 이적이 마음에 들지 않아했다. 바주누가 아일랜드에서 주전 키퍼로 뛰고 있기는 하지만 아일랜드 축구 수준이 유럽에서 그렇게 높지도 않고, 1부리그에서 보여준 것도 없는데 이적료는 10m에 바이백에 셀온까지 있어서 팬들이 매우 상심했다.
프리시즌이 시작한 후 라이프치히와의 경기에서 바주누가 선방 하나를 보여주었다. 이후 하센휘틀은 바주누는 주전 키퍼로 보고 사온 것이며 시즌 중에 1번 자리를 놓고 맥카시와 경쟁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즌이 시작한 후에는 확실하게 바주누가 주전이 될 것임을 말하면서 맥카시가 세컨 키퍼로 밀려나게 되었다. 바주누가 선방은 잘하지만 발밑이 단점이었는데 지금까지 리그에서 보여준 모습을 보면 롱킥의 발전도 눈에 띄며, 스위퍼 키퍼로서의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
아르멜 벨라-코찹 영입(20세, CB)
지난 시즌에 센터백 영입이 있긴 했었다. 2021-22시즌에는 살리수와 베드나렉이 주전 센터백이었고 스티븐스, 리안코, 얀 발레리가 3백을 쓸 때나 4백에서 교체를 할 때 나왔다. 살리수가 시즌 전반기에 좋은 폼을 보여주면서 팀도 덩달아 승점을 연달아 챙겼지만 살리수의 폼 저하와 함께 리그 성적이 멸망했다. 살리수가 부상을 당한 이후에는 베드나렉보다 못한 폼을 보여주면서 자책골도 기록하고 PK도 주는 등 최악의 모습을 보였다. 수준 이하 센터백들 때문에 포스터의 선방쇼가 이어진 순간도 있었고 첼시에게 6-0으로 대패를 당하는 일도 나왔다.
하센휘틀은 시즌을 보내면서 추가적으로 센터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보이지 않다가 이 팀 센터백으로는 도저히 수비라는걸 못해먹겠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드디어 입을 열었다. 시즌이 끝나갈 때쯤 하센휘틀은 주전급 센터백 영입을 구단에 요청했다. 팬들은 몇 년 동안 처참한 수비를 봐온지라 제발 제대로 된 센터백이 오기를 바랬다.
우선적으로 교체를 해야하는 자리는 살리수 옆자리였다. 살리수가 시즌 중에 퍼진 이유 중 하나는 베드나렉이 노룩수비를 보여줘 이를 커버하느라 탈이 났기 때문이다. 이적시장 초반에는 번리의 벤 미도 리스트에 있다고 했으나 영입된 것은 분데스리가 보훔의 아르멜 벨라-코찹이었다. 이 딜은 정말 갑작스럽게 일어났다. 벨라 코찹의 영입이 근접했다는 보도가 없었고 이미 딜이 끝난 후 스테이플우드 훈련장에서 옷피셜을 준비할 때쯤 해서 기사가 나왔다.
분데스리가에서 유망했던 벨라 코찹이지만 나이가 20살이고 1부 리그를 풀 시즌으로 치른지 얼마 안됐기 때문에 걱정이 앞서기 시작했다. 구단이 너무 어린 선수만 사는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프리 시즌에서 3백을 실험할 때 코찹이 나왔는데 여러모로 수비에서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개막전 경기에는 뛰지 못했다가 이후 하센휘틀이 코찹이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면서 묵히겠다고 얘기를 했는데 갑자기 다음 경기에 선바롤 나왔다. 이후 레스터전 부터는 완전히 폼을 찾더니 뛰어난 수비력을 보여주고 있다. 아직까지 롱패스 정확도는 떨어지긴 하지만 포지셔닝, 깔끔한 태클, 지능적인 수비 등 살리수가 잘했을 때보다 안정적인 수비력을 선보였다. 단 3경기 만에 코찹은 언론의 조명을 받고 있으며, 덩달아 살리수까지 폼을 크게 끌어올리며 든든한 센터백 라인이 되어주고 있다.
마테츠 리츠 영입(25세, GK)
마테츠 리츠 영입은 사실 예상하지 못했다. 이미 카바예로가 써드 키퍼로 재계약을 한다는 얘기가 있었기 때문에 더이상의 골키퍼 영입은 없을거라고 생각했다. 마테츠 리츠의 이적설은 잉글랜드 내에서는 나온게 없었고 1티어들도 보도를 하지 않았다. 오로지 폴란드쪽에서만 계속 얘기가 나왔다. 폴란드 기자는 마테츠 리츠가 잉글랜드의 사우스햄튼으로 향하며 다른 구단으로 임대를 떠날거라고 했다. 카바예로의 1년 재계약이 발표된 이후 이대로 마테츠 리츠 영입설이 사라지는가 싶었는데 갑자기 오피셜이 떴다. 터키의 알타이에서 영입되었으며 자유계약 선수다. 졸지에 1군 키퍼만 4명이 된 사우스햄튼은 골키퍼 정리를 들어갔다. 세컨 키퍼가 된 맥카시를 다른 프리미어리그 구단들이 노린다는 보도가 있어 이적하는가 싶었지만 결국 잔류했고 마테츠 리츠는 이적시장 마감일에 리그앙의 트루아로 임대를 떠났다.
로메오 라비아 영입(18세, CM)
사우스햄튼의 빅클럽 유망주 뒤지기 작업이 시작되었다. 이미 가빈 바주누를 맨시티에서 데려온지라 또 맨시티에서 유망주를 데려오나 싶었는데 역시 이 구단은 "유망주 셀링"이라는 컨셉을 버리지 않았다. 로메오 라비아의 경우 1군 경기 몇 개 뛴게 다인데 왜 이 선수를 큰 돈주고 사오는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게다가 바주누 딜과 마찬가지로 바이백에 셀온, 우선협상권까지 모조리 다 끼고 왔으며 이적료가 무려 "14m"이었다. 이 금액이면 5대리그 중하위권 구단에서 선수 사오는 것도 가능한 금액이다. 결국 이적료때문에 팬들은 보드진들을 욕하기가 바빴다. 선수는 죄가 없지만...
결과적으로는 보드진들의 성공한 영입이다. 아직까지 봤을때는 말이다. 어쨌든 18세라는 매우 어린 나이에 프리미어리그에서 눈에 띄는 3선이 되었으니깐 말이다. 이 나이에 프리미어리그 주전 자리를 차지한다는 것도 쉽지 않은데 거기서 첼시라는 빅클럽의 관심까지 받았다. 첼시전에서 멋진 원더골을 넣고 부상으로 빠졌지만 로메우의 자리를 잘 대체해주고 있다. 부디 이 폼이 부상 이후에도 쭈욱 유지되기를 바란다.
조 아리보(25세, CM)
레인저스에서 뛰던 조 아리보다. 레인저스가 유로파 결승까지 가도록 기여를 많이 한 선수다. 아리보는 중앙 미드필더로 주로 뛰지만 윙어나 스트라이커도 가능한 선수다. 조 아리보의 영입 역시 딜 막판에 언론 보도로 알려졌다. 계약이 1년 남았기 때문에 싼 이적료로 왔으나 셀온이 달려있다. 아리보는 즉전감 영입이었기 때문에 반가웠다.
나머지 선수들은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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